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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코스로 오를수록 높은 평가 국제 산악계 변화에 한국산악 ‘실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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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연맹작성 1,526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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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코스로 오를수록 높은 평가 국제 산악계 변화에 한국산악 ‘실족’

박영석 등 5명 한달새 숨져 히말라야 사망순위 ‘3위’로
아웃도어 업체 후원 경addfile.gif"쟁에 ‘위험한 도전 각광’ 부작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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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산악연맹 구조대가 지난달 23일 박영석 대장과 신동민·강기석 대원을 찾기

위해 안나푸르나 남벽 아래의 크레바스 내부를 수색하려고 구멍으로 내려가고 있다.

10월18일 안나푸르나 박영석(49)·신동민(37)·강기석(33) 원정대 실종에 이어 11일 김형일(44)·장지명(32) 2명이 히말라야에서 추락사했다. 한달 새 5명의 산악 전문가를 잃은 산악계는 충격에 빠졌다. 2000년대 들어 크게 떨어졌던 히말라야 고산등반 사고가 2010년대 들어 갑자기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산악연맹 관계자는 “트렌드가 바뀌었다”고 했다. 과거 8000m 14좌 위주의 등정주의에서 벗어나 더 험난한 코스에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알파인스타일로 바뀌면서 사고가 늘었다는 것이다. 에베레스트를 뺀 8000m급 13좌를 무산소로만 등정한 김창호씨는 “국제 산악계가 등반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알파인스타일 방식이 국내 산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8000m급에 비해 고도가 2000m나 낮은 촐라체(6440m)의 북벽 등반과 하강을 36시간 안에 완료하려 했던 김형일·장지명 대원도 어려운 등반을 시도하다 사고를 당했다.


■ 더 새롭고, 더 어려운 길로 간다 김창호씨는 “상식적으로 보면 도저히 믿기지 않는 것이 고산등반”이라며 “위험이 훨씬 크지만 새로운 길을 가는 이유는 등반 성공 이후 말할 수 없는 성취감이 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영철 <사람과 산> 편집위원은 “케이투(K2·8861m)를 신루트로 단독등반했던 일본의 유명한 야마노이 야스시가 에베레스트를 오르지 않는 것처럼 전문산악인들에겐 더 어려운 루트로 도전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했다. 과거 대규모 원정대가 캠프1, 캠프2, 캠프3 등 거점을 만들며 등반하던 때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박영석 원정대의 경우 안나푸르나 직벽에 도전할 때 텐트도 가져가지 않았다. 당연히 외부에 노출된 채 밤을 견뎌야 하고, 짐의 무게는 15㎏ 이내로 최경량화해야 한다. 7~8명, 많게는 10명 이상의 과거 원정대와 달리 2~3명의 작은 규모로 팀을 꾸린 뒤 짧은 시간 내에 등정과 하강을 마감해야 한다. 설산의 고봉보다는 거벽 위주의 암벽 등반을 선호했던 김형일 원정대도 이런 흐름 속에서 희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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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업주의와 영웅주의의 그늘 산악인들의 히말라야 등반은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통상 원정대가 꾸려지면 1억원 이상은 기본이다. 네팔정부에 내는 히말라야 등반을 위한 입산료가 5명 기준으로 수천만원이다. 연 4조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하는 아웃도어 기업의 후원은 절대적이다. 아무래도 후원을 받게 되면 정상 정복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다. 무언가 갚아야 하고 노출을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엄홍길과 박영석 대장 간에 벌어졌던 국내 최초 14좌 등정 논란, 고 고미영과 오은선의 14좌 경쟁, 최근 오은선의 14좌 등반 시비 등은 국내 등산업체의 브랜드 경쟁의 연장선에 있다. “등산은 무상의 행위”라는 프랑스의 등산가 리오넬 테레이의 말은 상업화로 인한 등반의 순수성 훼손을 경계한다. 하지만 아웃도어 업체의 지원을 통해 고산 등반이 활성화된 측면도 있다. 김창호씨는 “과거 박영석 대장이 대출까지 받아가며 원정비용을 마련했던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요즘엔 후원사들의 도움으로 새로운 길이 열렸다”며 “후원사와 산악인은 윈윈 전략에 의해 만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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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말라야 사망 한국인 82명 히말라야 한국 최초의 조난사는 1971년 마나슬루(8156m) 등반중 해발 7600m 지점에서 돌풍으로 실족 추락사한 김기섭으로 기록된다. 이듬해 2차 마나슬루 원정대가 눈사태로 국내 산악인 5명과 셰르파 10명 등 15명이 한꺼번에 사망하는 최대의 조난사고 이후 최근 촐라체 사고까지 히말라야에서만 목숨을 잃은 국내 산악인은 82명이다. 함께 등반중 사망한 셰르파 36명을 포함하면 118명이 된다. 14좌에 국한할 경우 총 사망자 711명 중 한국인(50명)의 비율은 7.03%로 결코 낮은 수치는 아니다.(이상 대한산악연맹·www.8000ers.com 자료)

 

그러나 한국 산악인의 사망률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네팔에 거주하며 히말라야 등반의 기록을 남기고 있는 엘리자베스 홀리 여사가 집계한 자료(www.himalayandatabase.com, 1956~2006년)는 한국의 히말라야 등반 사망률이 1.94%로 세계 20위라고 기록했다. 슬로바키아·그리스·불가리아·헝가리(이상 4% 이상)와 비교된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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