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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에 서서 - 원재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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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연맹작성 698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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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에 서서

원재훈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들면
그대여, 임진강가에 선다.
아주 잠깐 그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고
강물을 바라본다. 미워하기에는 너무나 작은 얼굴
내 마음엔 어느새 강물이 흘러들어와
그 사람의 얼굴을 말갛게 씻어준다
그래, 내가 미워했던 것은 어쩌면
그 사람의 얼굴에 끼어있던 삶의 고단한
먼지, 때, 얼룩이 아니었을까?
그래 그 사람의 아픔이 아니었을까?
미처 내가 보지 못했던 나의 상처가 아니었을까?

임진강가에 서면 막 세수를 한 아이의 얼굴같은 강물만,
강물만 반짝이면서 내 마음의 빈틈으로 스며들어온다

내가 미워한 것은 내가 사랑할수 없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누군가가 죽이고 싶도록 미워지면
그대여, 임진강가에 서서 새벽 강물로 세수를 하라
뚝 뚝 떨어지는 물방울속에 그대가 미처 보지 못했던
치욕스런 삶의 눈물을 보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강의 빛나는 눈동자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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